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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보헤미안 랩소디’ 4관왕
  • 김소영 기자
  • 승인 2019.02.2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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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이변이 많았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본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철저히 균형과 안배, 다양성을 중시했다. 당초 각각 10개 후보를 배출한 ‘로마’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가 과연 몇 개 부문을 싹쓸이할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아카데미는 한 작품에 몰아주기보다 골고루 여러 작품에 오스카 트로피를 안겼다.

또 백인 남성 중심에 탈피해 다양성과 인종 간 화합에 무게 중심을 뒀다. 가장 관심을 끈 작품상 트로피는 ‘그린 북’(피터 패럴리 감독)에 돌아갔다. ‘그린 북’은 1960년대 초 미국을 배경으로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셜라 알리)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 작품. 아카데미가 선호하는 실화 영화인 데다 인종차별 등 묵직한 주제를 담아 작품상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기는 했다. 그러나 막상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였던 ‘로마’를 꺾고 작품상을 받자 ‘이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영화로서는 최고 수준이지만, ‘그린 북’ 수상은 의외의 반전”이라며 “아카데미가 흑백의 우정을 통해 인류의 화합, 평화를 설파하는 작품에 영예를 안겨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린 북’의 피터 패럴리 감독은 무대 위에 올라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라는 것,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린 북’은 작품상 이외에 남우조연상(마허셜라 알리), 각본상까지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전 세계 퀸 열풍을 불러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 음향 효과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4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감으로써 최다관왕이 됐다. 퀸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을 완벽하게 소화해 남우주연상을 받은 라미 말렉은 “저는 이집트에서 온 이민 온 가정의 아들”이라며 “이런 스토리를 쓰고 이야기할 수 있어 더욱더 감사하다”며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여우주연상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열연한 올리비아 콜맨에 돌아갔다. 18세기 영국 왕실을 무대로 여왕 앤과 측근, 하녀까지 세 여성이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을 다룬 이 작품에서 콜맨은 절대 권력을 지녔지만 히스테릭하고 변덕스러운 앤을 다층적으로 표현해 찬사를 받았다. ‘더 페이버릿’은 10개 후보를 배출했지만, 여우주연상 하나만 가져가는 데 그쳤다.

올해 최대 화제작으로 꼽힌 ‘로마’는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안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넷플릭스 영화가, 또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작품상을 받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작품상 수상은 실패했다. ‘로마’는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을 어머니처럼 돌봐준 유년 시절 유모를 추억하며 모국에서 현지어(스페인어)를 사용해 흑백 영상으로 만든 영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날 무대 위에 3개 부문 수상자로 세 차례나 직접 올라 각기 다른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감독상을 받은 뒤 “1700만 여성 노동자 중에 1명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을 봐야 할 것이고 이런 책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쿠아론 감독은 2014년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거머쥔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후에는 “시민 케인, 조스, 대부와 같은 외국어 영화를 봤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고, 촬영상을 받고서는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려면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배우와 프로듀서, 넷플릭스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아카데미가 비록 작품상은 아니지만, 감독상 트로피를 ‘로마’에 안김으로써 넷플릭스 영화에도 빗장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블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도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3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내며 ‘블랙필름’ 돌풍을 일으켰다.

남우조연상은 ‘그린 북’에서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를 연기한 마허샬라 알리가 받았다. 그는 2년 전 ‘문라이트’(2017)로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지 2년 만에 다시 한번 트로피를 품었다. 여우조연상은 영화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에게 돌아갔다. 1989년 제61회 시상식 이후 30년 만에 공식 사회자 없이 치른 올해는 예년과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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