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희의 문화유산여행]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을 찾아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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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희의 문화유산여행]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을 찾아서 (1)
  • 중앙신문
  • 승인 2019.02.2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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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희 (궁궐문화원장)

‘병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병천 순대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병천은 순대보다 더 유명하고 뜻깊은 곳이다. 바로 독립운동을 하다 18세의 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등진 유관순 열사의 발자취가 있는 역사적 장소이기 때문이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오늘은 천안 유관순 열사 유적지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우리 세대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항상 ‘유관순 누나’라는 호칭이 익숙하지만 요즘엔 유관순이라는 이름 뒤에는 항상 ‘열사’라는 호칭이 붙는다.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한테는 이 ‘열사’ 말고도 ‘의사’라는 호칭이 붙기도 하는데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같은 분들이 대표적이다.

열사나 의사 모두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한테 붙여지지만 그 차이는 아주 크다. 의사의 경우는 무력을 동원해 맞서 싸웠던 분들에게 붙여진 반면, 열사는 맨몸으로 일본과 맞서 싸운 분들에게 붙여진 호칭이다. 따라서 ‘유관순 열사’라는 이름만으로도 맨몸으로 일본에 저항하며 독립운동을 했을 유관순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천안시 병천면에 위치한 유관순 열사 유적은 기념관, 추모각, 초혼묘, 봉화탑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까운 곳에 생가도 위치해 있어 유관순 열사를 만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이다. ‘병천’이라는 말은 순우리말로 ‘아우내’라고 한다. 병천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산과 봉우리에서 내려온 물줄기를 하나로 모아 흐른다고 해서 아우내라 불렀다.

유관순 열사를 우리는 한국의 잔다르크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15세기 프랑스를 위기에서 구하고 19세의 꽃다운 나이로 사라진 영웅적인 소녀 잔다르크와 그 생애와 철학이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럼 유관순 열사를 만나러 기념관으로 출발해보자.

유관순 기념관 입구에는 자그마한 타입 캡슐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이 타임캡슐은 유관순열사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2003년 4월에 매설되어 100년 뒤인 2102년 4월 1일에 개봉하기로 되어 있다. 이 타임캡슐 안에는 유관순 열사의 호적을 비롯해 유관순을 소개한 교과서, 위인전기, 매봉교회 사진과 유관순 영정 기념유표 등 50여종이 들어있다. 이 타임캡슐 또한 만세운동을 상징하여 만들어져 있다.

타임캡슐을 지나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보자. 기념관에는 유관순열사와 관련한 유물과 관련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다. 첫 번째로 볼 수 있는 것은 이화학당 시절의 유관순 열사의 사진이다. 사진 속 붉은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사람이 유관순 열사이다.

유관순 열사의 사진 뒤로 외국여성의 사진이 한 장 보인다. 이분은 앨리스 햄몬드 샤프 부인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분을 ‘사부인’으로 불렀다. 사부인은 여성교육에 관심이 많았는데, 선교사로 순행을 하면서 각 교회의 똑똑한 여성들을 발탁했다. 유관순도 사촌인 유예도와 함께 사부인에 의해 발탁되어 공주에서 영명학교를 1년 정도 다니게 되었고, 이후 이화학당에 편입하게 되었다.

사진들을 지나면 아우내 장터에서 일어났던 만세운동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아우내 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은 3.1운동의 여파로 이화학당이 임시휴교를 하자 고향으로 내려와 주도했던 만세운동이다. 이 만세운동으로 유관순열사의 부모도 죽고, 유관순 자신도 크게 다쳤다.

쇠창살 뒤로 용수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보인다. 유관순 열사가 잡혀가는 모습을 형상화 해놓은 것이다. 머리에 뒤집어 쓴 것이 용수이다. 용수는 당시 독립 운동가들을 이동 시킬 때 군중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이들의 신분을 감추고자 사용한 것이다.

기념관 안에서 눈여겨볼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유관순 열사가 손수 실로 뜬 모자이다. 유관순이 보통과 4학년에 올라갈 즈음 사촌오빠의 첫 조카 제경이가 태어났다. 첫 조카를 위한 선물이 바로 이 모자다. 조카 제경은 이 모자를 85년간 간직해 오다 유관순 열사 탄신 100주년 때 천안대학교 유관순연구소에 기증한 것이다.

기념관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관람이 가능하다. 봄바람이 솔솔 불기 시작하는 요즘 가벼운 마음으로 유관순열사를 만나러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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