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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의 살맛나는 세상]누가 이런 신비로운 색깔을
  • 중앙신문
  • 승인 2019.02.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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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순 (수필가, 칼럼위원)

오랜만에 눈이 펄펄 내려 나무에 만들어지는 눈꽃이 아름답다. 눈을 맞으며 정처 없이 헤매고 싶은 마음이 나를 유혹한다. 눈이 내리는 우중충한 하늘을 닮아 흐려진 마음을 단번에 날려 보낼 아름다운 꽃이나 보러갈까 하고 마음을 정한다.

꽃시장을 옆에 두고 늘 가보아야지 하고 벼르기만 했을 뿐 발길이 잘 가지 않는 곳, 오늘은 큰마음 먹고 눈을 맞으며 눈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 있을 꽃들을 보려고 꽃시장으로 향한다. 화원으로 한 발 들여 놓는 순간 숨이 멎을 만큼 가지각색 빛깔의 꽃들이 반긴다. 아무리 자연이 만든 조화라 해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는 것이 신비하고 놀랍기만 하다.

찬란하고 황홀하기까지 한 꽃빛깔이 가지각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듯 예쁘다. 요즘은 난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진분홍, 주홍, 노랑, 연두, 초록색 꽃까지 그 신비함에 숨도 쉬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다. 여름에나 볼 수 있는 갖가지 식물이 가득하고 올망졸망한 작은 키의 선인장들이 머리를 빨갛고 하얀 앙증맞은 꽃을 이고 자리를 잡고 있다.

작은 식물원을 옮겨 놓은 듯 겨울 속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신기하게 생긴 열대 식물과 선인장들이 발을 붙잡고 놓아 주지를 않는다. 어쩌다 생기는 열대식물이나 난을 집에서는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들시들 말려 버리기 일쑤인데 이곳 꽃 가꾸는 사람들은 무슨 마법의 손을 가졌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지 모르겠다.

넋을 잃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한다. 집 탁자에 저 예쁜 꽃 화분 한 개 갖다 올려놓으면 이 우중충한 겨울의 어두운 마음이 좀 밝아질 것 같아 진분홍의 시클라멘 화분을 하나 샀다. 저녁에 귀가한 식구들이 화사한 꽃을 보고 모두 환호성을 지른다. 작은 꽃 화분 하나가 이렇게 식구들 기분을 전환시키고 기쁘게 하리라는 생각을 미처 못 했다. 꽃시장에 가서 눈이 지치도록 꽃구경을 하고 온 것이 며칠은 기분을 들뜨게 하고 즐거움을 줄 것이다.

예쁜 꽃 못지않게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거실에 있는 커다란 어항 속의 열대어다. 하늘하늘 움직이는 수초 사이를 돌아다니는 손톱만한 열대어들은 누가 만든 작품이며 그 색깔은 누가 칠을 했을까. 몸길이가 2~3㎝ 밖에 되지 않지만, 여러 종류의 열대어가 어우러져 헤엄쳐 다니는 것이 마치 가지각색의 물감을 붓으로 칠한 듯하다.

파란색과 붉은색, 까만색, 흰색 등등 너무 아름다워 눈을 뗄 수가 없다. 새빨간 몸통에 까만 꼬리, 긴 꼬리가 두 갈래로 갈라져 힘차게 물을 가르며 헤엄쳐 다니는 작은 물고기, 빨갛고 하얗고 파랗고, 까만 반점들이 여기저기 박힌 몸에 긴꼬리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물속을 헤엄쳐 다니는 것을 보고 앉아 있노라면 선경이 따로 없다. 이런 모든 것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날이 올 것 같아 걱정이다. 인간이 내뿜는 공해로 지구의 온도가 자꾸 올라가고 지구의 온도가 3도가 올라가면 지구 위 생물의 50%가 멸종을 한다고 한다. 현재 북극과 남극의 빙산이 녹는 속도를 보면 그럴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우리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는 꽃이나 열대어도 멸종 생물 속에 들어갈 것이고 머지않은 앞날에 그런 아름다운 생물들을 보지 못할 날이 온다니…. 꽃과 열대어를 번갈아 들여다보는데 서늘한 회오리바람이 가슴으로 휘몰아친다.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들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것이 사람들의 몫임을 새삼 깨닫는다. 늘 정신 차리며 보살피고 훼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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