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수의 흙이좋다]성공하는 귀농인보다는 행복한 귀농인이 되자!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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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의 흙이좋다]성공하는 귀농인보다는 행복한 귀농인이 되자!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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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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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세종로국정포럼 강소농위원장)

| 중앙신문=중앙신문 | 이번호에도 실제로 귀농하여 무엇을 재배(사양)해야 하는 작목선책에 대하여 계속 소개합니다. 수박 자료는 유용한 자료가 많아 2번에 걸쳐 소개한다.

애플수박(1) - 1~2인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1 ~2kg 짜리 소형이 인기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수박 소비량은 2000년만 해도 19.6㎏에 달했지만 점점 줄어들어 2016년에는 9.6㎏이었다. 전체 과일 구매 품목 중에서도 수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9%(2010년)에서 8%(2015년)로 낮아졌다. 소비 감소의 이유는 비싼 가격이 46%, 대체 과일이 많아서가 22%, 가족 수가 적어서가 10%, 맛이 없어서가 9%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수박을 구입하는 횟수는 월 1회가 35%, 월 2회가 3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소비자는 수박 가격이 비쌀 경우 참외 30%, 일반 토마토 13%, 방울토마토 12%, 복숭아 11% 등의 순으로 소비를 대체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2인 가족구성으로 수박 한 통을 통째로 사다가 한 번에 소비할 수 없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수박을 쪼개어 조각수박으로 유통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2017년 5월에 이마트가 8~9kg짜리 수박을 16조각으로 잘라 별도 용기에 담은 ‘나혼자 수박’ 4만 팩을 출시하여 대박을 터뜨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런 포장 방식은 위생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껍질을 제거하고 붉은 과육만 도려낸 수박을 담아 판매하기도 했지만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에서 2016년도에 절단수박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한 수박경영관리 자료를 보면 좋다는 응답은 30.1%, 싫다는 응답이 69.8%, 상관없음과 무응답이 각 0.08%로 싫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서도 소비자들은 취향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1~2인 가족이 한 번에 소비할 수 있는 1~2kg/통 짜리 작은 수박, ‘애플수박’에 눈을 돌려 보아야 할 때이다. 실제로 올 봄 고양 하나로 마트에서는 배만한 1kg 짜리 애플수박이 기존 하우스 재배 수박보다 고가로 유통되었다. 이제 수박도 소형 수박 품종을 선택하여 하우스 턴널을 이용한 재배로 품종전환을 하면 좋을 것이다. 

같은 자료에서 선호하는 수박의 판단 기준(수박 고를 때 살펴 보는 부위)을 보면 꼭지를 보는 것이 31.1%,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 22.4%, 무늬의 선명함이 28.8%, 밑 둥의 색상 2.7% 기타 15.1%로 나타 난 것도 출하시 참고하면 좋다. RDA 인터러뱅 제153호 자료를 보면 우리 나라의 수박 재배역사를 보면 고려시대에 원나라를 통해 전래된 수박이 우리나라에 자리 잡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그 때문에 매우 귀했던 과일로 재래종 수박 ‘무등산 수박’(일명 푸랭이)도 원나라 때 전래되었다고는 하나 재배역사가 활발해진 것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이후라고 한다. 

그리고 고려 충렬왕(13세기 말)에 홍다구가 원나라로부터 가져와 개성에 심어졌다고 하나 조선시대까지도 제대로 재배되지 못하였고 조선왕조실록 세종 23년(1441) 11월 15일 편을 보면 수박 한 통 값은 쌀 다섯 말의 값과 같았다고 하니 매우 귀한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세종 5년 한문직이라는 내시는 수라간에서 수박을 훔쳐 먹고 곤장을 100대 맞은 후 귀양살이를 했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 12년에는 궁중에 물품을 공급하는 내섬시 관리가 수박을 훔쳐 먹다가 곤장80대를 맞은 기록도 남아 있으며 연산군일기(1507)에도 북경에 사신으로 다녀온 김천령이 수박을 구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관참시하고 자식을 종으로 삼으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니 죄목으로서 수박을 빙자하였을 만큼 귀하고 비싼 과일이었다는 의미가 있다. 널리 재배되기 시작된 것은 16세기 이후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근대 이전까지는 여전히 고급 과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최초의 재배법이 기록된 우리 문헌은 강희맹의 ‘사시찬요초’ (1480년 경)이며 오이, 참외, 수박의 재배법을 월령가 형태로 기재하였으며 여전히 재배가 어려워 영조는 공부에 열심인 유생들에게 수박을 내려 위로하였을 정도로 민간에서는 꿈도 못 꿀 진상품으로 여겨졌다. 1800년대까지 제주의 말과 귤, 남부지방의 수박은 궁중의 중요한 진상품으로 관리들의 수탈 대상이 되어 정약용이 그 안타까움을 시로 남겼을 정도이다. 

중국 사람들은 ‘수박 씨’를 깐다?!는 말이 있는데 수박씨 볶음은 차오과쯔(炒瓜子)라고 부르며, 불로장생에 좋다고 여겨 일상의 주전부리로 애용하고 있다. 조리법은 씨앗을 말려 소금에 볶기만 하면 될 정도로 간단하고 단백질(30%)과 지질(40%)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식재료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리놀렌산이 풍부한 간식이 되기도 한다. 

수박의 이름과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면 수박은 박과채소로 참외, 오이, 호박, 멜론 등과 같은 부류에 속하는데 학술적인 정식명칭은 ‘레몬’이라는 독특한 작물이다. 학술명으로는 시트룰루스 라나투스(Citrullus lanatus)라 부르는데 이는 매우 작은 레몬류의 열매라는 뜻이기도 하다. 최초에 이름 붙인 사람의 연구대상이었던 재래종 수박의 과육색깔이 레몬색이었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영어이름인 ‘워터멜론’(watermelon)은 말 그대로 물이 많다는 뜻이며 우리나라의 수박(물 많은 박)과 의미가 상통하며 수박은 92%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막지방에서는 매우 중요한 수분의 공급원으로 대상들이 싣고 다니기도 하였다고 한다. 

한문으로는 ‘서과(西瓜)’라고 하는데 이는 서역에서 들어온 오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문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고의학서적에서는 성질이 차다고 하여 한과(寒果), 천생백호탕(天生白虎湯, 식물본초)라고 하기도 하였다. 수박의 종류는 형태적으로 보아 속 노란 수박, 겉 노란 수박, 연록색 수박 ,무등산 수박 애플수박, 하트모양 수박, 피라미드 수박, 엄지수박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수박은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동서양에서 모두 여름을 상징하는 과일로서 자리잡고 있다. 12세기 경 실크로드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원나라에 귀화했던 홍다구에 의해 국내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도문대작)된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 풍토에도 잘 맞는 일본품종이 도입되어 수박이 흔해지면서 우리의 전형적인 여름과일로 자리 잡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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