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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택 칼럼]상가에서 하는 인사말
  • 중앙신문
  • 승인 2017.04.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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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택(언론인)

상가에서 상주에게 하는 인사말이 있다. 그 인사말은 지역에 따라 표현이 다를 수 는 잇지만 상주와 독대하고 제대로 표현을 못해 어물어물 하는 인사로 때우지만 분명 인사말은 있다. 야사로 전해져오는 얘기와 상가에 가서의 인사말 중에서

1)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천붕지통(天崩之通)’에 얼마나 애통하십니까?

2)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 ‘붕성지통(崩城之通)’에 얼마나 암담하십니까?

3)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 ‘고분지통(鼓盆之通)’에 얼마나 당혹(當惑)하십니까?

4) 자식이 세상을 떠나면 ‘상명지통(喪明之通)’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십니까?

5) 형제가 세상을 떠나면 ‘할반지통(割半之通)’에 얼마나 슬프십니까? 라고 하는 인사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그 중 아내가 세상을 떠난 상가에 가서 고분지통(鼓盆之通)에 얼마나 당홍하십니까? 라고 하는 인사말이 야사로 전해져 오는 그 유래를 설명해보면, 옛날 중국의 선비인 장자(莊子)가 길을 걸어가는데 양지 바른 곳에 새로 조성한 무덤이 있고 그 무덤 옆에는 젊은 여인이 앉아서 무덤의 풀을 향해 열심히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장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여인 옆으로 가서 사연을 물어봤다. 그 여인은 우리 부부는 아주 금술이 좋았는데 평소에 남편이 말하기를 혹시 내가먼저가거든 당신은 혼자 살지 말고 개가(改嫁)를 하시오 하고는 단지 내 무덤의 풀이 다 마르면 그때 개가를 하라고 늘 말해왔다는 것이다. 그 후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가 1년이나 지난 지금 개가를 하고 싶은데 아직도 무덤의 풀이 마르질 않아 빨리 마르라고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장자는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들은 대로 말을 전하니 안내는 펄쩍 뛰면서 어찌 남편무덤의 풀이 마르기를 바라고 부채질을 할 수 있느냐고 그 여인 흉을 보면서 절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자는 부인에게 정말 부인 같으면 안 그러겠느냐고 다짐을 받았고 장자부인은 완강하게 그럴 수 가 없는 일 이라고 답했다.

그 후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장자가 잠을 자다가 갑자기 급사(急死)하여 죽게 되었고 부인은 애처롭게 대성통곡하면서 조문객을 맞이했다. 죽은 지 3일이 되던 날 장자 제자라는 청년이 찾아와 조문을 한다. 장자 부인이 그 청년을 보니 그는 난생 처음 보는 아주 보기 드문 호남(好男)이며 기골이 장대하고 이목구미가 또렷한 대다가 화술이 뛰어나며 선비로서의 재능도 풍부함을 느끼게 된다.

그 청년은 예의 바르고 뛰어난 말씨로 은사님 존경하는 마음과 더불어 혼자 살아야하는 장자부인의 장래 걱정을 밤이 늦도록 하게 되고 결국에는 청년의 마력(魔力)에 부인은 감동받고 장래를 청년과 같이할 것을 약속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덧 밤은 깊어 조문객도 없고 으슥한 자정을 지나는데 그 청년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통증을 호소하면서 사경을 헤매며 곧 숨이 끊어질 것처럼 해 맸다. 애가 탄 부인이 어떤 약을 써야 낳겠냐고 묻고 무슨 약이든 구해오겠다고 하자 청년은 한 가지 약이 있다고 하며 죽은 지 4일 이내인 사람의 머리 골을 꺼내어 먹으면 완쾌가 된다는 말을 하였다.

부인이 생각해보길 죽은 사람은 이미 죽었고 사라있는 사람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하고는 급기야 죽은 장자의 꼴을 꺼내어 먹일 것을 결심하고 대청에 있는 장자의 관 뚜껑을 열 개된다. 으슥한 한밤중에 뿌드득〜뿌드득 소리를 내며 장도리로 관 뚜껑을 여는데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관을 열고 들여다보니 아무것도 없고 그냥 텅 빈 관이었다.

부인이 깜짝 놀라서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는데 등 뒤에서 “여보 뭐하고 있는 거요” 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남편인 장자가 빙그레 웃음을 띠며 하는 말이 “부인도 별수 없구려, 부채로 무덤의 풀을 마르게 하는 그 여인보다도 못할게 없어”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는데 어찌된 일인가! 방안에서 그토록 복통을 호소하던 청년은 간데 온데 없고 보이질 않았다. 그 때서야 부인은 정신을 차리고 남편인 장자가 부인의 애정을 시험하기 위하여 둔갑술(遁甲術)로 눈속임 한 것을 알게 된다.

부인은 그것도 모르고 죽은 남편의 얼굴을 더 이상 볼 면목이 없어 새벽 날이 밝을 무렵에 부엌 천정에 줄을 매고 물동이를 밟고 올라가서 목을 매달아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날이 밝으면서 조문객이 하나 둘 찾아와 장자에게 부인이 세상을 떠나서 얼마나 애통하냐고 인사를 하자 장자(莊子)는 물동이를 두드리며 울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는 상처(喪妻)한 사람에게는 물동이를 두드리면서 아픔을 달랬다하여 ‘고분지통(鼓칠고, 盆동이분, 之갈지, 痛아풀통)에 얼마나 당혹(當惑)하십니까?’ 라는 인사말을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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