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민 무시하는 행정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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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민 무시하는 행정 이제 그만’
  • 박도금 기자  jasm8@daum.net
  • 승인 2017.04.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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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박도금 기자 |  

박도금(부장)

이천시 마장면 주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특수전사령부 이전에 따른 이천시 마장면에 마장택지지구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 신·증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10년째 표류하자 주민들이 빠른 해결을 요구하면서 등교 거부, 집회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특전사 사격장소음과 특히 새벽 사격으로 수면장애까지 앓고 있다. 또, 사격장 인근 장애인거주시설 내 장애인들은 소음으로 불안증세를 겪고 있고, 사격장 인근에 있는 돈사의 어미 돼지는 소음으로 인해 여러 번 유산을 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 마장면 주민들에게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업 친데 덮친 격으로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산 96번지 외 다수지역에 국토부로부터 물류단지입주가 통과돼 그나마 소음을 완충해 주던 야산까지 사라지게 됐다.

물류 단지가 들어올 사격장 반대편에 있는 작은 야산은 그동안 사격소음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물류창고가 들어오게 되면 야산은 깎기고, 대형물류센터가 들어와 오히려 그 건물로 인해 소음이 메아리치게 돼 지금의 소음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국방부는 지난 2007년 정부의 하이닉스 증설 불허 결정으로 이천 시민 모두가 절망과 실의에 빠져 있을 때, 한마디 논의나 협의도 없이 마장면으로 특전사 이전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이천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주민들에게 제2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물류센터 입주 또한, 주민들과의 아무런 논의도 없이 진행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평생을 살아온 마장면 주민들의 특전사 이전 수용은 터전을 떠나기를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를 수호하려는 국책사업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이해하고, 갈등과 난항을 거치며 어렵게 용단을 내린 주민들의 희생이 따랐기에 가능했다.

이런 그들에게 2중 3중으로 고통을 안겨 줘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려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지속적으로 공사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약속만을 믿고 희생양이 된 마장면 주민들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더 이상 주민들이 다른 피해를 입는 일이 없어야한다.

특히, 마장택지지구사업은 ‘행복도시 35만 이천시’를 만들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이천시 프로젝트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이는 결국 이천시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일전의 일방적 특전사 이전 발표 때보다 이천 시민들의 극심한 분노를 자극할 염려가 다분하다.

마장택지지구사업이 계속 지연된다면 국방부와 LH공사의 신뢰성은 땅에 곤두박질치고, 국토부의 주민동의 없는 물류센터 건설은 마장면민은 물론 이천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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