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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4천 톤 폐기물 산’…관계당국 처리 골머리
  • 박승욱 기자
  • 승인 2019.01.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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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폐비닐, 나무토막, 플라스틱 등이 뒤섞인 채 산처럼 쌓여 있다. 이 폐기물은 베트남에 수출하려던 것으로 최근 수출길이 막히자 이곳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수출길 막히자 방치된 채 나몰라라
보관업체 “수출 불가능 계약 해지”, 수출업체 “적법한 절차 걸쳤다”

필리핀에 국내 폐기물이 불법으로 수출돼 최근 국제적인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수천t의 수출용 폐기물이 쌓인 채 방치돼 관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가 소유한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9공구 일대 7900㎡에는 각종 폐비닐과 플라스틱 등이 뒤섞인 폐기물이 약 4000t(인천경제청 추산) 가량 쌓인 채 방치돼 있다. 이 폐기물은 폐기물수출업체 A사가 베트남에 수출하려던 것으로 수출 가능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A사는 지난해 7월께 이 부지를 임대한 물류 업체 B사와 화물보관 계약을 맺고 부지에 폐기물을 쌓았다.

B사는 해당 폐기물이 압축·분류 등 재활용 공정을 거친 것을 확인하고 반입을 허락했다. 그러나 한 달 뒤 문제가 생겼다. 부지에 각종 폐비닐, 나무토막, 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재활용 공정을 거치지 않은 채 뒤섞여 산처럼 쌓여 있던 것이다. B사는 A사가 수출할 수 없는 폐기물을 부지에 들여온 것으로 판단하고 곧바로 추가 반입을 중단하는 한편 A사와의 화물보관 계약을 해지했다. B사는 A사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고소한 상태다.

B사 관계자는 “부지에 쌓인 폐기물 중 재활용 공정을 거친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며 “화물보관 계약은 수출용 폐기물에 국한한 것으로 수출이 불가한 폐기물은 보관을 허락할 수 없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청도 지난해 8월께 해당 폐기물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A사에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또 폐기물을 철거하라고 행정조치를 내렸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9공구에 폐기물이 무단으로 버려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직원들을 현장에 보내 확인했다”며 “해당 폐기물은 수출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철거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사는 인천경제청이 해당 폐기물을 수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행정 행위를 했다며 인천시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인천경제청의 행정조치에 대한 취소 여부는 오는 28일께 열리는 행정심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A사 관계자는 “해당 폐기물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수출용이다. 정상적으로 사업하는 폐기물수출업체를 이런 식으로 막는다면 국내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법적 대응을 하고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관계 당국을 상대로 한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폐기물을 둘러싼 법적 공방과 행정심판은 좀 더 지켜봐야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문제는 해당 폐기물이 수출용이 아닌 것으로 판별될 경우다. A사가 해당 폐기물을 철거할 능력이 없어서 계속 방치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부지 소유주인 인천항만공사로 넘어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수출용 폐기물 논란은 지난해 7월 21일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보낸 수출용 컨테이너에 기저귀(사용한 것), 배터리, 전구, 전자제품 등이 뒤섞인 폐기물 5100t이 들어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이 폐기물은 현지에서 폐기물 재활용 설비를 운영하는 한국-필리핀 합작 기업이 합성 플라스틱 조각이라고 신고한 뒤 들여온 것으로 분류·압축 등 재활용 공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용 폐기물 논란이 일면서 폐기물 수출길이 막히자 국내 곳곳에서는 폐기물수출업체들이 폐기물을 무단으로 버리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박승욱 기자  psw17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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