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 횡령·학교폭력 처리 소홀… 시험문제 재출제도 빈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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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 횡령·학교폭력 처리 소홀… 시험문제 재출제도 빈번
  • 박승욱 기자  psw1798@hanmail.net
  • 승인 2018.12.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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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박승욱 기자 | 인천시교육청 초중고 감사 결과
비용 현금으로 받고 사적 사용
아는 건설업체에 업무 맡겨 적발
시험 출제·성적 관리 소홀 다수

인천시교육청이 17일 공개한 최근 6년간 초·중·고등학교 감사 결과에서 교비를 횡령하거나 학교폭력 사안을 소홀하게 처리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적발됐다.

한일초등학교의 한 회계 담당 직원은 방과후학교비나 통학버스비 등을 현금으로 받은 뒤 사적으로 쓰는 등 2009년부터 5년간 8665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그는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세입부에 일부러 틀린 징수 액수를 적어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12학급을 운영하는 이 학교는 2013년 회계 직원을 1명 더 채용하기 전까지 직원 1명에게 모든 행정실 업무를 맡겼다. 시교육청은 횡령을 저지른 직원에게 중징계 요구를 하고 8665만원을 모두 회수하도록 했다.

불로중학교에서도 한 회계 담당 직원이 친분이 있는 A건설업체 대표에게 학교 관련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등 회계 규칙을 어겼다가 적발돼 중징계 요구를 받았다. 이 직원은 “시설 관련 업무와 관련해 A업체에 문의하고 처리하라”는 지시를 다른 직원들에게 수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는 다른 업체 명의를 빌려 학교 업무를 대신 처리하기까지 했다.

학교폭력 사안을 부적절하게 처리한 사례도 있었다.

해송중학교는 2013학년도에 발생한 금품 갈취, 신체 폭력, 사이버 폭력 등 중대한 학교폭력 사안 8건 중 6건에 대해 학부모들이 합의했다는 이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없이 담임 종결로 처리했다. 2013∼2014학년도에 일어난 학생 선도와 학교폭력 사안 21건에 대해서도 훈육이나 계획적인 상담을 하지 않는 등 사후 조치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인천공항중학교에서는 ‘학급 내 괴롭힘’ 사건 피해자가 가해 학생에 대해 학생선도위원회에서 처분해주기를 원한다는 이유로 학폭위를 열지 않고 선도위에서 협의해 징계를 결정하는 등 원칙에 어긋나는 조치를 했다. 학폭위는 분기별로 1차례 이상 회의를 열고 회의록을 보존하게 돼 있으나 이를 어긴 제물포고, 인제고, 인하대사범대학부속고, 동명초, 능내초 등 학교들도 함께 적발됐다.

시험 출제와 성적 관리를 소홀히 한 학교들도 감사에서 다수 확인됐다.

인성여자고등학교는 2015∼2017학년도 정기고사에서 10개 과목 문항 오류 11건, 26개 과목 정답 오류 60건이 밝혀졌는데도 교과협의회나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없이 교장 결재만 받아 성적 처리를 마감했다.

송도중학교에서는 2012학년도 4회 고사를 치를 때 12개 전 교과목에서 모호한 문제 출제와 오탈자 등 50건 넘는 지적 사항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삼산초등학교는 2013학년도 6학년 1학기 중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수학 시험 25개 문항 중 20개 문항을 2012학년도 평가 문항 그대로 재출제해 1명이 경징계, 2명이 경고를 받았다.

대청초·중·고등학교도 2016학년도 1학기 한문 과목 지필 평가 문항을 출제할 때 전년도 출제문제에서 14개 문항을 재출제했다. 2017학년도에는 2015∼2016학년도에 나온 문제 11문항을 다시 냈다가 적발됐다.

시교육청은 2013년부터 올해 10월까지의 인천 내 공·사립 초·중·고교 감사 결과를 이날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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