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경품행사 고가 당첨자 절반이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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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경품행사 고가 당첨자 절반이 공무원
  • 박승욱 기자  psw1798@hanmail.net
  • 승인 2018.12.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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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박승욱 기자 | 박남춘 인천시장은 2만원 당첨
市 “공무원 사용 빈도 높아 기회 커”

인천시가 주최한 경품 행사에서 50만원 이상 경품 당첨자의 절반이 소속 공무원이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9월 21일부터 10월 30일까지 지역 전자상품권 ‘인처너(INCHEONer) 카드’ 홍보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 기간 5만원 이상을 결제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경품 행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품 추첨 결과, 50만원 이상 경품 당첨자 13명 중 7명(53.8%)이 인천시 소속 공무원 또는 산하 공기업 직원인 것으로 나타나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가로 1천만원이 넘는 한국GM 스파크 승용차 1등 상은 시 산하 공기업 직원이 차지했다.

200만원어치 전자상품권이 걸린 2등 상 당첨자 2명은 모두 시 기획조정실 산하 부서 공무원이다.

전자상품권을 받은 3등 상 10명 중 4명도 시 소속 공무원이다. 이 중에는 인처너 카드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간부 공무원도 포함됐다. 2만원 상당의 전자상품권을 받은 4등 상 100명 중 공무원 신분 당첨자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박남춘 인천시장은 2만원 경품 당첨자에 포함됐다.

이번 행사는 별도의 응모 절차 없이도 결제액수에 따라 자동으로 경품 추첨 대상자가 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역에서는 경품 당첨자가 1등 부터 꼴찌까지 모두 인천시 공무원이라는 루머가 나돌며, 경품 추첨 공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인천시는 그러나 인처너 카드 이용자의 공무원 비율이 높아서 빚어진 현상이라며, 경품 추첨은 자동추첨 방식으로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처너 카드를 7월 말 출시한 이후 적극적으로 가입자 확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일반 시민보다는 공무원 이용률이 높은 상황”이라며 “결제액이 많을수록 당첨 기회가 높아지는 방식이어서 카드를 자주 사용한 공무원의 당첨 확률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시민보다 공무원 사용 빈도가 높은 카드라는 점을 인식했다면, 공무원끼리 나눠먹기식 행사가 되지 않도록 공무원 경품 당첨 제한 또는 소상공인 기부 등의 조치를 취해 일반 시민의 카드 이용 확대라는 취지를 더욱 살려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시는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인처너 카드 디자인 설문조사 때 공무원 내부망에서 조사를 시행한 뒤 추첨을 거쳐 공무원 10명에게 각각 5만원 상당의 전자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폐쇄적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김명희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처장은 “2000만원에 가까운 경품 비용이 모두 시민의 혈세로 마련된 것인데, 당첨자 절반 이상이 공무원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비슷한 행사를 진행한다면 공무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의 인처너 카드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처너 카드는 모바일 앱이나 실물 카드에 자신의 은행 계좌를 연결해 체크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인천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이 카드는 백화점·대형마트 등을 제외한 인천지역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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