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섭의 목화솜 모정]과속 방지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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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의 목화솜 모정]과속 방지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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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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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수필가,칼럼위원)

| 중앙신문=중앙신문 | 자동차를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도로망이 사통팔달이다 보니 별일이 많다.

교통법규 위반도 빈번하고 사고도 다양하게 발생하다보니 운전자는 각종 규제를 받게 된다. 자동차가 문명의 이기이라지만 이제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위협요소로 등장하여 규제를 받음이 마땅한 세상이 되었다. 도로포장이 안 되어 자갈길을 먼지 뒤집어쓰며 다닐 때는 과속이라는 말도 없더니 도로가 포장이 되고 차량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자승자박의 올가미를 목에 걸고 산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마찻길이 신작로가 되고 버스와 트럭이 다니다가 승용차가 늘어나고, 나라경제가 좋아지니 시골길도 모두 포장이 되었다. 삐뚤빼뚤 꼬부라진 자갈길을 기어 다니다가 탄력 있는 아스콘포장길이 되니 운전자 세상이 되었다. 씽씽쌩쌩 바람을 일으키며 마음 내키는 대로 달리니 내 세상이 따로 없다. 자동차끼리 부딪히고 자동차에 사람이 치어 목숨을 잃어도 사람들은 반성을 모르고 제 편한 대로 제 멋대로 달린다.

과속을 방지하는 방법의 원조는 오토바이경찰이 아닐까싶다. 교통량이 뜸하고 한적한 시골길, 어디선가 나타나 면허증을 내라고 하였다. 귀한 내 돈 만 원짜리가 남의 손에 넘어가는 순간이다. 행락 철이 아니더라도 강원도에서 서울 가는 길은 왕복 항상 붐볐다. 거북이걸음을 하다가 뻥 뚫린 길에서 좀 밟았다 싶으면 여지없이 나타나 죄 값을 챙겨간다. 어느 때인가 마네킹 경찰을 길가에 세워 경각심을 주려 하였지만 허수아비를 보고 놀란 참새가 아닌데 사람이 속을 리가 없다. 슬그머니 마네킹을 치우고 몰래 카메라를 세워 빨리 달리는 차는 여지없이 사진을 찍어대며 운전자 기분 잡치게 만드는데 제법 큰 기여를 하였다. 속도를 낼만한 길에는 속도감지카메라를 매달아 사진을 찍고 딱지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친절도 베풀고 있다. 그나마 가장 양심적이고 건전한 속도위반 계몽장치일 것이다. 고속도로에서는 감지카메라도 무용지물인지 ‘구간 속도’라는 걸 만들어 이곳에서 저곳까지 거리대비 속도를 측정하여 과속을 가려내니 경찰의 머리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속도조절과 과속방지방법으로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과속방지턱이다. 어느 곳을 가도 만나며 불쾌감을 안겨주는 교통방해 시설물... 어떤 것은 그냥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반면에 어떤 턱은 설치기준을 무시하고 마구잡이식으로 설치하다 보니 급 정거를 해야 하고 잘못하면 털컹하며 차가 바닥에 닿아 차가 고장 날까 조마조마해진다. 과속 방지턱이 언제 이렇게 많이 설치되었는지, 설치장소는 기준이 있는 건지, 통행차량의 과속주행을 방지하기위하여 차량속도를 제어하는 시설물인건 인정하지만 속도의 제어밖에도 통과교통량 감소, 보행자 공간 확보, 도로경관개선, 노상주차 억제 같은 부수적인 기능도 갖고 있다 하는데 나는 이해도 안 되고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다. 안전하게 빨리 다니려는 길에 웬 장애물을 설치하여 여러 사람을 괴롭히는지.

과속방지턱은 기준이 있어도 공사인부들이 제멋대로 만들고 감독이 안되니 제각각이다. 높이 10cm, 폭 360cm 로 둥글게 만들어야 한단다. 대체적인 설치장소도 학교 앞, 공원, 마을통과 지점 및 보행자가 많거나 속도규제가 필요한 지점에 설치하도록 되어야 하는데, 기준에 맞지 않아 걱정이다. 10cmx360cm가 제대로 지켜지면 그런대로 감내하겠는데, 좁고 높게 설치된 곳이 대부분이고 턱이 무척 많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포에서 능서까지 오려면 구양리로 오던 신근리로 오던 스무 개의 방지 턱을 넘어야 한다. 능서에서 가남을 가려면 또 그만큼 턱을 넘어야 한다. 대신에서 곡수 가는 길을 가다보면 전혀 기준에도 맞지 않는 방지 턱을 여섯 개나 넘어야 한다. 곧장 뚫린 큰길, 동네와도 상관이 없는데 왜 턱을 만들어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운전자의 짜증을 즐기는지. 내가 사는 작은 시골 마을에도 여섯 개의 방지 턱이 있다. 누가 이해를 하겠는가. 규정에 어긋나게 좁고 높게 설치된 방지 턱이 오히려 차량하부의 충돌, 깜짝 놀란 운전자의 조작실수를 불러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럽에도 방지 턱이 있다고 하는데 여러 나라를 다녀 보았지만 불쾌감을 느낀 적이 없고 미국, 카나다, 동남아 여러 나라를 다녀 보아도 방지 턱을 경험하지 못하였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어설픈 민원을 해결하는 방편으로 방지 턱을 양산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지 턱을 없애고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글귀나 그림으로 교통안전을 강조하고 여주를 소개한다면 더욱 인상 깊은 운전이 될 것 같다. 어린이보호구역, 노약자, 장애인 보호구역에서 법규를 준수하는 걸 보며 우리의 운전자세가 진일보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가장 비효율적이고 후진적 규제인 과속방지턱을 없앨 때가 되었다. 네비게이션 아가씨가 쉴 새 없이 읊어대는 과속방지턱, 여주시가 앞장서서 과속방지턱을 없애자. 과감한 행정력을 발휘하여 선진여주로 태어나자. 여주에서는 과속방지턱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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