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섭의 목화솜 모정]세종대왕님 전상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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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의 목화솜 모정]세종대왕님 전상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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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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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섭(수필가, 칼럼위원)

| 중앙신문=중앙신문 |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한글로 이름을 쓰고, 쉬운 글자를 배웠으니 대왕님과의 인연도 꽤 오래 되었습니다. 한글을 창제하신 대왕님 덕분에 공부를 하였고 자식들 또한 한글로 공부하였으며, 지금은 손녀 손자들과 가끔 영릉을 참배하면서 늘 감격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세종대왕님

저희들 세대는 국한문을 혼용하던 시대에 학교를 다녀 한문자와 한글을 비교할 줄 알고 한글의 쓰임새를 알고 있습니다. 시험을 치를 때 한문자를 섞어 쓰고 이력서를 낼 때도 한자로 썼었습니다. 객지에서 집에 편지를 보낼 때 겉봉에 ‘송년섭 本第入納(본제입납)’ 이라고 쓰면 아버지는 답장에 ‘本第에서 父 平信(부 평신)’이라고 쓰셨는데 당시는 아주 일반적인 서간의 형태였습니다. 이렇듯 한글과 한문 혼용이 자연스러웠는데 어느 틈에 국한문 혼용설과 한글전용설이 부딪히는 듯이 보입니다.

서로의 의견이 모두 맞는 것이어서 누구를 탓할 수도 없습니다. 단어나 문장을 보면 절반 이상이 한문자에서 온 낱말이고 한문자로 된 단어가 아니면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으니 한문자의 위력이 대단하여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習近平(습근평)이라고 쓰고 시진핑이라고, 北京(북경)이라고 쓰고 베이징이라고 읽는 중국 사람들을 보며 말과 글이 다른 그들이 답답하고 우리글의 우수성이 화인되어 우쭐해 집니다. 대왕님의 집권 당시 우리글이 없어 답답하였을 국민들과 대왕님의 고뇌를 이해합니다. 중국이나 일본이 글과 말이 다르니 ‘대한민국’이라고 쓰고 ‘대한민국’으로 읽는 우리글 우리말에 비할 수가 없지요. 그래서 대왕님이 창제하신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고 칭송 받는 것이겠지요. 한글이 있기에 문화가 태어나고 과학이 숨 쉬고 나라가 커졌습니다. 대왕님의 얼이 온 나라를 덮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7월 어느 일간지에서 한글창제에 대한 신간 서적 소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기사내용은 대왕님의 독창적인 창조가 아니고 다른 글자를 모방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폄하하는 내용인가 싶어 곧 그 책을 샀습니다.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인데다가 전문학술지여서 읽기도 이해하기도 쉽지는 않았지만 저희들이 모르는 내용이 많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그 학자의 주장은 중국의 주변국들이 글자, 말이 중국과 달라 나름대로 한자를 표기하고 뜻을 이해하고자 나라를 세우면 글자를 만들어 썼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몽골문자. 티뱃의 서장문자, 금의 여진문자, 원의 파스파(八思巴)문자인데 이 파스파 문자가 한글 발명에 직접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 문자의 제정이 한어음(漢語音)표기를 위한 발음기호의 성격이라는 점에서 파스파나 한글이 제정목적이 일치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한글의 글자 자형(字形)은 독창적이다, 발음기호와 발성 모양으로 설명한 것은 누구도 할 수없는 쾌거라는 것이지요. 안심하였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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