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바람 기원하는 축제 속 뜬금없는 탱크 전시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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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바람 기원하는 축제 속 뜬금없는 탱크 전시 ‘모순’
  • 오정석·김동엽 기자  seakongs@hanmail.net
  • 승인 2018.10.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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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안성맞춤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장 한편에 재래식 무기들(M47 장갑차)이 전시되어 있어 축제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사진=김동엽 기자)

| 중앙신문=오정석·김동엽 기자 | 안성 바우덕이 축제장 한편에 축제 슬로건 ‘평화’ 걸맞지 않은 재래식 무기들 전시해 ‘옥에 티’
시 “평상시 안성맞춤랜드에 전시… 관람객들 좋아해 이전 생각 없어”

나무랄 데 없이 좋았던 안성맞춤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에 사소한 흠 시비가 일었다. 한반도 평화의 바람을 기원하는 2018 안성맞춤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의 분위기가 한층 더 뜨거워졌지만 한쪽에서는 냉전시대 미군의 주요 재래식 무기들이 버젓이 전시돼 축제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7일 안성시에 따르면 시는 재향군인회로부터 기증받은 M47 전차(M46전차를 개량해 1952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패튼 장군의 이름을 따서 일명 제너럴 패튼으로도 불림. 한국군은 1959년 도입해 주력전차로 운용) 1대, M113 장갑차(1960년 실전 배치된 이래 현재 사용중인 미국 육군의 장갑차. 베트남 전쟁에서 매우 유명했으며 40여년간 자유진영 최고의 베스트셀러 장갑차로 뽑힘) 1대, M110 8인치 자주포(1963년 미국 육군에 배치. 미국 해병대에서도 사용했으며 베트남 전쟁과 걸프전에서 사용됨. 2008년 국산 K9 자주포가 개발되면서 퇴역) 1대를 안성맞춤랜드 한편에 설치해 관람객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정확한 년도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지난 민선 5기·6기 무렵 보수성향의 지자체장 당시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을 기증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안성시 관계자는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민선 5기 단체장 또는 6기 단체장 시절에 재향군인회로부터 전차 1대, 장갑차 1대, 자주포 1대를 기증 받았다”며 “(재래식 무기들을) 보는 것을 안성맞춤랜드를 방문하는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재 한반도 평화의 분위기와 이번 바우덕이 축제의 슬로건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축제를 관람하러 왔다는 대학생 박 모(26세)씨는 “원래 진보적인 성향이 있어 이번 정부의 대북 정책을 지지했었다”며 “개막식 메인무대에서 우석제 안성시장님이 개막 축사를 할 때도 ‘바우덕이 춤사위 한반도 평화의 바람을’이라는 플랜카드도 내걸었는데 한쪽에서는 6·25와 냉전시대 미군의 재래식 무기들이 버젓이 전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휴전선 인근에서 군사적 긴장도 완화시키는 마당에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 한편에서 전쟁의 상징인 전차, 장갑차, 자주포를 전시 한다는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축제를 보러온 민주당 지지자 최 모(46세)씨도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평화라는 슬로건이 없었으면 모를까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면서 한쪽에서는 6·25전쟁, 냉전시대 미군의 주요 재래식 무기를 보라는 것은 모순적인 행동”이라며 “옮기지 못했으면 천막이나 가림막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이번 축제가 한반도 평화라는 슬로건을 내비친 점은 맞다. 준비 과정에서 그 점(미군 재래식 무기 부분)은 깊게 검토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축제가 없는 평상시 안성맞춤랜드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나 어린이들이 전차, 장갑차, 자주포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전시된 것들을 이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오정석·김동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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