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바우덕이 축제에 방치되고 외면당한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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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바우덕이 축제에 방치되고 외면당한 ‘평화의 소녀상’
  • 오정석·김동엽 기자  seakongs@hanmail.net
  • 승인 2018.10.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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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소 옮겨 처음으로 내혜홀서 한 전야제 도마 위

| 중앙신문=오정석·김동엽 기자 | 시, 축제에만 몰두… 관리 소홀
축하공연 보려 소녀상 의자 올라가 

관리자 없고 안전선도 없이 홀대
시민들 성금 모아 만든 의미 퇴색
문학가 조병화·박두진 선생 흉상도 
불법 노점상 사이 점거 당해 외면

안성의 대표축제이자 경기관광공사가 선정한 경기도 10대 축제 가운데 손 뽑히는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전야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전야제는 매년 길놀이 퍼레이드를 개최했지만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내혜홀 광장에서 전야제 행사를 진행했다.

안성시가 바우덕이 축제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15개 읍·면·동 주민들이 참석했던 길놀이 퍼레이드 행사를 축제위원회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내혜홀 광장 공연으로 대처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안성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가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을 모아서 내혜홀 광장에 세운 ‘안성시 평화의 소녀상’은 바우덕이 행사 당일 안성시가 방치하고 외면한 사이 훼손되거나 아이들의 놀이감으로 전락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가 조병화, 박두진 선생의 흉상도 불법 노점상인들이 무단으로 차지한 채 장사에만 몰두했다.

3일 안성시에 따르면 ‘2018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전야제’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내혜홀 광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축제는 일죽면 주민들, 공도어머니합창단, 작은거인예술단, 초대가수 지원이 등의 공연을 시작으로 퓨전국악 ‘퀸’과 세계민속공연갈라쇼,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공연과 함께 불꽃놀이 등으로 바우덕이 축제 전야제의 뜨거운 열기를 한껏 달궜다. 또한 우석제 안성시장, 김학용 국회의원, 양운석, 백승기 도의원을 비롯해 신원주 안성시의회 의장과 안성시의원들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으며 최기옥 안성교육지원장, 김태원 안성문화원장도 참석했다.

그러나 안성시가 축제에만 몰두하고 내혜홀 광장 관리를 외면하고 방치하자 전국 곳곳에서 밀려온 불법 노점상인들은 허가를 받지 않고 광장 곳곳에 음식점을 설치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며 장사를 시작했다.

안성시가 관리에 소홀한 사이 한국을 대표하고 안성시를 빛낸 조병화, 박두진 선생의 흉상이 노점상인들의 돈벌이를 위해 외면당했으며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평화의 소녀상은 축제 전야제로 인해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 초대 여자가수의 현란한 공연을 보기위해 몰려든 시민들이 계단에 오르고 어린 아이들이 소녀상 인근 의자에 올라서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 이를 제지하거나 관리하는 책임자는 없었으며 출입 및 접근을 통제하는 안전선도 설치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길놀이 퍼레이드 대신에 내혜홀 광장에서 전야제를 하다보니 경험 부족과 인력 부족 등 총체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차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보개면 주민 김(56세)씨는 “행사를 보러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자녀들이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사달라고 해서 혼쭐이 났다”며 “노점상들이 공원 내 곳곳에 위치해 협소한 내혜홀 광장이 더 혼잡했다”고 말했다.

안성시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2일간의 해방이라는 독보적인 항일운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안성시가 평화의 소녀상을 홀대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부분에 대해 행사장에 참석한 안성시의회 신원주 의장은 “그 부분은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오정석·김동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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