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들어오는 도시가스, 수상한 폐건물에 막혀 ‘난관’
상태바
35년 만에 들어오는 도시가스, 수상한 폐건물에 막혀 ‘난관’
  • 조한길 기자  pdk@joongang.tv
  • 승인 2018.09.30 17: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가스 관로 공사가 이뤄질 예정인 국유지(도로)에 걸쳐져 수년째 방치된 1층짜리 폐건물. /호만마을 도시가스 추진위원회 제공

| 중앙신문=조한길 기자 | 주민들 “대형건설사 꼼수… 주민부담금 늘어날까 걱정”
건설사 “사람 살았던 건물… 마음대로 철거할 수 없어”

열 가구 남짓 거주하는 수도권의 한 작은 마을에 대한 도시가스 보급계획이 수상한 폐건물에 막혀 지지부진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인근에 아파트단지를 건설한 대형건설사의 ‘꼼수’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30일 남양주시 등에 따르면 남양주시 호평동 호만마을은 이달 초 ‘도시가스 미공급지역 지원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남양주시는 배관 길이 320m에 대한 총 공사금액 8000만원 중 주민 부담금 2640만원을 제외한 536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아 특히 겨울철 큰 불편을 겪었던 주민들은 지원 소식이 전해지자 매우 반겼다. 이번에 대상지로 선정된 호만마을은 도시가스 지원을 신청한 가구가 11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로, 주민들은 생활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주민들은 예상 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도시가스 관로 공사가 이뤄질 예정인 국유지(도로)에 걸쳐져 수년째 방치된 1층짜리 폐건물 때문이었다. 이렇게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은 건축물대장의 지번과 실제 측량값 간 오차가 있어 국유지임에도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남양주시도 토지 소유주인 A건설사 측에 국유지에 설치된 해당 건물의 철거 협조 요청 공문을 수차례 보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이런 상황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복희 호만마을 도시가스 추진위원장은 “건설사에서 이 땅을 사면서 쓰지도 않는 창고 같은 건물을 남겨놨다”면서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35년째 이 마을에 살고 있는데 처음으로 드디어 도시가스가 들어오기로 결정됐다”며 “다른 사유지를 통해 도시가스 관로를 묻게 되면 주민부담금이 확 늘어날 텐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건설사 관계자는 “해당 건물은 가건물이 아닌 예전에 사람이 살았던 건물”이라면서 “우리만 지분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마음대로 철거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단독] 여주에 여섯 번째 ‘스타벅스’ 매장 문 연다...이르면 4월 DT점 오픈
  • 대학교 연못서 여성 시신 발견…국과수 사인 감정 의뢰
  • 옛 인천의 향수를 찾아서 ㊾ ‘송도의 금강’으로 불린 청량산
  • 고양 화정동 음식점서 불, 18분 만에 진화
  • [영상] 고양 일산서구 아파트서 불, 50대 여성 부상
  • [오늘의 날씨] 경기·인천(25일, 월)...흐리다가 오후부터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