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초등교사' 이현지씨 유튜브 스타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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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초등교사' 이현지씨 유튜브 스타로 인기
  • 박도금 기자  pdk@joongang.tv
  • 승인 2018.09.2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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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14만명 인기 크리에이터…교육청과 자작곡 협업도

| 중앙신문=박도금 기자 | "생생히 기억나 아이들을 처음 만났던 그 날. 하나도 도움되지 않았던 그 심호흡과 호기심에 가득 빛나던 아이들의 그 눈빛…내가 바라는 것 딱하나 그저 너의 삶에 행복 한 줄기를 더해주는 것."

안산시 화정초 6학년 2반 담임 이현지(25)씨가 '다시 만날 때'라는 힙합곡에 붙인 자작 랩 가사다.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낸 이 곡은 경기도교육청과 합작한 작품으로 2분 57초 분량의 뮤직비디오로 제작됐다. 이 교사가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낀 떨림과 설렘을 랩으로 고백하면 학생들은 "우리가 다시 만날 때 똑같은 미소를 보여달라"며 노랫말로 화답한다.

얼굴형이 동그란 달을 닮아 '달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교사는 SNS에서 이미 '핫'한 래퍼다. 그는 지난 4월 교실에서 찍은 래퍼 우원재의 '시차' 랩 커버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가 해당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댓글에 "노래도 잘하고 재능이 많다", "목소리 듣고 반했다", "여성분이 시차 커버한 것 중 가장 좋은 것 같다"는 내용의 감탄이 쏟아졌다. 이어 올린 래퍼 김하온의 '붕붕' 커버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만 약 230만건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7'에 출연해 랩 하는 초등교사로도 소개됐다. 평소 음악 감상을 좋아해 대학교에 다닐 때 흑인 음악 동아리팀에서 활동했다는 이 교사는 직접 가사를 써 내려가는 랩의 매력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 교사는 29일 "공연할 때 어색하게 보이지 않게끔 랩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고 저장용으로만 보관하고 있었는데, 제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처음 공개했다가 인터넷에 퍼졌다"라며 "연습할 장소가 특별히 없다 보니 업무 시간 이후에 교실에서 찍은 영상이 많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구독자 14만명을 보유한 달지의 열혈 팬은 제자들이다. 학생들은 랩 하는 이 교사 뒤에 서서 손팻말을 들고 열심히 이름을 외치는가 하면, 선생님이 영상을 게시하면 가장 먼저 모니터링에 나선다. 동료들의 응원도 이 교사에겐 큰 힘이다.

이 교사는 "제 랩을 통해 '선생님이 이래선 안 돼, 저래선 안 돼'라는 식의 사회 편견이나 고정관념 등이 깨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으신 것 같다"라며 "아이들이 워낙 (랩 하는 제 모습을) 좋아하다 보니 상담하러 오시는 학부모님들도 응원해주신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이 교실에만 갇혀 있으면 아이들에게 가져다줄 수 있는 게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랩 하는 교사'로 알려진 만큼 자기 계발을 더 열심히 해서 노래도 더 많이 만들고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교사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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