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프로’다니려 36억 횡령… 간 큰 여주대 직원 쇠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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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프로’다니려 36억 횡령… 간 큰 여주대 직원 쇠고랑
  • 박도금 기자  pdk@joongang.tv
  • 승인 2018.09.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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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신문=박도금 기자 | 회계담당자 구속… 6년간 슬쩍
대부분 유흥비 탕진… 재산 없어

학생등록금·공금 통장까지 손대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인 이른바 ‘텐프로’에 출입하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의 공금 수십억 원을 횡령한 여주대 교직원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여주대학교 직원 A(38)씨를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에게 통장과 체크카드를 양도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A씨 친구 B(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등록금 납입 인원을 축소해 입력하거나 교직원들의 원천징수세액을 초과 징수하는 수법으로 대학 공금 36억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소위 ‘텐프로’라고 불리는 유흥주점 출입을 계기로 이런 범행 유혹에 빠지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초순 ‘텐프로’에 다녀온 뒤 유흥의 덫에 걸린 A씨는 한번 출입할 때마다 수 백 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대학 공금을 빼돌려 유흥비로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월 일부 교직원이 원천징수세액과 환급액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A씨는 학교 운영비 등을 관리하는 대학 공금 통장에까지 손댔다. 통장의 출금 전표 금액을 변조, 상부에서 결재 받은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출금하는 식이었다. A씨는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지난 5년간 366명의 교직원으로부터 과다징수한 원천징수세액 10억 6000여만 원 상당을 대학 공금으로 무단 지급했다.

올 중순 제보를 받은 경찰은 끈질긴 수사 끝에 A씨를 구속하고, A씨에게 통장과 체크카드를 빌려준 B씨도 형사 입건했다. 구속된 A씨는 횡령한 36억 원을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고, 집이나 고급 차량은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아울러 B씨가 A씨로부터 대가를 받은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학생 등록 수 등이 입력된 학사운영 시스템과 등록금을 관리하는 회계 시스템이 분리돼 있어 비위 사실 적발이 어려운 데다, 교직원 급여의 원천징수세액은 감사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노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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