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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를 하며 까마귀의 반포지효(反哺之孝)를
  • 중앙신문
  • 승인 2018.09.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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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국제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세종로포럼 강소농위원장)

금년 추석은 예년보다 빨라 9월 24일이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한가위’ 또는 ‘가위, 가윗날, 중추절, 가베’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이다. 이러한 추석명절을 지내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상의 묘를 관리하는 행사로 ‘벌초’라는 행사를 하게 된다.

올 추석이 9월 하순이고 보면 지금부터가 벌초를 하는 성묘문화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아마도 휴가가 끝나는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가 벌초의 피크가 될 것이다.

이때 온 집안의 식구들이 모여서 함께 하는 성묘문화가 일찍부터 발달해 온 것도 우리나라만의 자랑거리였다. 그런데 시대가 변하고 편리추구의 생활 패턴이 확산되면서 벌초도 대행업체에 맡기고 추석연휴에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제사도 여행지에서 지낸다는 소식도 들려오는 것을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나이 많은 사람들만의 느낌일까? 성묘문화가 낯설어지고 윗사람을 존대하는 경장사상(敬長思想)이 점점 희박해지는 요즘, 반포지효(反哺之孝)에 대한 고사성어가 함께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몇 일전 이메일로 좋은 글을 옮겨준 직장선배의 배려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벌초에는 가능한 자녀들도 함께 벌초행사를 하자!

직장인들이 대부분인 요즘 벌초는 주말이나 공휴일에 많이 하니 벌초할 때 자녀들을 함께 데려가서 조상의 음덕을 기리며 집안 내력도 가르쳐 줬으면 한다. 물론 이러한 벌초하기 전에 벌이나 진드기등 해충의 기피제를 준비하고 작업 시에 긴 옷에 토시 등을 착용하고 작업 중이나 후에도 풀밭에 눕지 않도록 사전 가을철 발열성 질환 예방에 주의하도록 사전 교육을 해야 한다.

조상들의 묘소는 대부분 고향 산자락에 있다. 부모님의 고향도 알려주고 고향의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가족 단위 행사로 진행하면, 조상의 음덕도 기릴 수 있고 땀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협동심도 체험을 할 수가 있고, 벌초를 하면서 땀을 흘리다 보면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나무그늘 밑에서 준비해간 음식을 나눠먹다 보면 가족 간의 정(情)도 돈독해 질 것이다.

그리고 벌초를 하는 틈틈이 돌아가신 분의 업적이나 살아 생전이야기를 자녀들에게 들려주면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경장사상이 싹트게 되는 산교육장이 될 것이다. 제사를 지내면서도 왜 절하는지를 모르고, 고향의 산소를 찾으면서도 누구의 산소인지 모르는 것은 부모님의 잘못이다. 이러한 작은 잘못이 지속적으로 쌓이게 되면서 최근에는 노인문제로까지 확대된다는 어느 네티즌의 옮긴 글이 더욱 또렷하게 기억된다.

‘불효자(不孝子)는 부모(父母)가 만든다.’는 논조의 글에서 부모님 모시는 것을 귀찮다는 젊은이들의 행위는 자식들을 왕자, 공주로 키운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자식을 기를 때 자식비위 맞추기에 혼신의 힘을 다한 부모는 결국 노후에는 자식들의 하인이 되는 원인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랄 때 부모 공양법을 모르고 대접받는 법만 배운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어찌 부모공양을 할 수가 있겠는가? 반문을 하면서....

따라서 자식들을 왕자, 공주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왕자, 공주로 자란 자식들에게도 부모 모시는 법을 함께 가르치는 방법 중의 하나가 조상묘 벌초를 할 때 자녀들도 함께 참여시키는 것이 될 것이다.

자식들로 하여금 우리를 낳아 길러준 조상 없이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 있었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아무리 현대가 인간본성의 소중한 가치인 효(孝), 정(情), 애(愛)의 정신이 쇠퇴하는 시대라도 자녀교육은 부모의 책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올 추석전 벌초에는 명나라 말기의 박물학자 이시진(1518~1593)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실려 있는 까마귀 습성에 대한상식 ‘까마귀는 부화한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이후 새끼가 다 자라면 거의 사냥에 힘이 부친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하는 까마귀의 반포지효를 생각해 보는 기회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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